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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이탈리아 ‘좌우동거’ 시험대 오르다

등록 2013-04-25 20:26수정 2013-04-25 21:14

총선 2달만에 민주 레타 총리에
‘연정구성뒤 민주당 분열’ 관측
‘우파세력 견제하며 개혁’ 전망도
조르지오 나폴리타노(87) 대통령이 24일, 중도좌파인 민주당의 엔리코 레타(46) 부당수를 새 총리로 지명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새 내각 명단이 발표될 전망이다. 레타 지명자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5)가 이끄는 자유국민당과 대연정을 구성할 예정이다. 지난 2월 총선 이후 ‘무정부’ 상태였던 이탈리아가 새 출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이탈리아에선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해야 집권할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하원의 과반을 차지했다. 반면 상원에선 자유국민당이 과반을 얻었다. 연정을 통해서만 내각 구성이 가능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때부터 두 달 동안 민주당은 ‘베를루스코니 딜레마’에 시달렸다.

연정을 위해선 자유국민당과 손잡아야 했지만, 10여년 동안 총리로 재임하며 부패와 성추문 속에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경제를 파산시켰다는 비판을 받는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반발이 컸다.

애초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마테오 렌지(38) 피렌체 시장을 총리로 지명할 계획이었다. 렌지 시장은 “30년씩이나 의회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강력한 정치개혁을 주창해왔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는 ‘젊고 강경한 정치인’과의 협력을 거부했다.

결국 민주당은 베를루스코니의 녹슬지 않은 영향력과 타협했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렌지에 비해 좀더 중도 성향인 레타 부당수를 지명해, 베를루스코니의 승낙을 끌어냈다. 대신 자유국민당과 연정을 반대했던 피에르 베르사니 민주당 당수는 사임했다.

이런 복잡한 사정 때문에 좌우 대연정에 대한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고 있다. 관건은 레타 지명자가 베를루스코니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있다.

변호사 출신인 레타는 중도우파인 기독민주당에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나중에 기민당의 분열 과정에서 중도좌파로 옮아가긴 했지만, 중도우파의 이념적 뿌리를 베를루스코니와 공유하는 셈이다. 그의 삼촌인 지안니 레타는 베를루스코니의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비판자들은 레타가 베를루스코니한테 끌려다닐 것으로 평가한다. 자유국민당은 과거 정부가 도입한 주택세를 폐지하지 않으면 레타 내각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연정 구성과 동시에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레타가 ‘구 정치 세력’을 견제하며 정치개혁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레타 지명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젊은 총리다. 32살에 재무장관에 취임하는 등 일찍부터 정치적 두각을 나타냈다.

총리 지명 직후 그는 “국가기구를 혁신해 새로운 정치를 만드는 것이 나의 임무다. 정치가 도덕과 윤리를 회복해야 하고, 그러려면 (기존 정치인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총리 지명을 받으러 대통령 관저로 가는 길에 소형차 피에타를 직접 몰았다. 영국 방송 <비비시>(BBC)는 “이를 지켜본 부유한 기성 정치인들이 벌써부터 레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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