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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유로존 운명 48시간에 달렸다

등록 2012-05-14 20:29수정 2012-05-14 21:43

15일부터 프-독 정상회의
‘긴축반대’ 민심 유럽 흔들어
그리스 시리자, 연정참여 거부
“유럽의 운명이 향후 48시간에 달려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 독일-프랑스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전한 기사의 한 대목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는 15일 취임식을 마치자마자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이틀간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올랑드는 최근 3년 새 유럽의 긴축 기조를 주도해온 메르켈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메르코지’ 노선을 정면으로 부인하면서 ‘긴축 폐지, 성장 촉진’이라는 정반대의 해법을 내놓고 있다. 유로존의 쌍두마차인 독일-프랑스 정상의 첫 회동은 기선 잡기를 위한 탐색전 성격이 강하다.

유럽연합 수도인 벨기에 브뤼셀에선 14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에 이어, 15일엔 유럽연합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 유럽 재정위기의 새 해법을 찾고 유로존의 균열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숨가쁘다.

■ 선거로 확인된 반긴축 민심 최근 일주일 새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에 이어 독일 최대 주에서도 긴축정책을 펴온 집권당이 패배하며 ‘긴축정책 거부’의 민심은 이제 선·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유럽을 뒤흔들고 있다.

13일 독일 최대 선거구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지방의회 선거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교민주당이 참패했다고 <데페아>(dpa) 통신 등이 전했다. 기민당은 지지세가 강한 텃밭에서 26.3%를 얻는 데 그쳐, 20세기 중반 나치 패망 이후 선거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사회민주당(39.1%)과 녹색당(11.3%) 등 진보 성향의 야당이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 그리스 유로존 탈퇴로 치닫나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이 각 정당 대표들을 만나 연정 구성을 논의했지만, 총선에서 제2당에 오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여전히 연정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로선 그리스의 정부 구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로존 금융권과 언론에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뤼크 코엔 벨기에 중앙은행장은 “필요하다면 그리스와 평화적으로 갈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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