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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이탈리아 박물관, 예산 삭감 항의해 작품 불태워

등록 2012-04-18 11:49

“정부의 무관심으로 1작품들 어차피 파괴될 것”
‘예술 전쟁’ 이름으로 일주일마다 3점씩 소각 예정
“이건 예술전쟁이다.”

이탈리아 북부도시 나폴리 인근의 카소리아 현대미술 박물관이 재정위기에 따른 정부의 문화예산 삭감에 항의해 소장작품을 불태우는 항의 시위를 시작했다. 박물관 쪽은 17일 모닥불을 피운 뒤 프랑스 예술가 스브린 부르기뇽의 그림을 불에 태웠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이 미술관의 안토니오 만트레디 관장은 “정부의 무관심으로 1000여점의 작품이 어차피 파괴될 운명에 처했다”고 극단적인 시위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소장품 소각 시위를 ‘예술 전쟁’으로 명명하고, 앞으로 일주일마다 3점씩의 작품을 불태운다는 계획이다. 부르기뇽은 카소리아 박물관의 이번 조치를 지지했으며 인터넷전화 스카이프로 자신의 작품이 화장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만프레디 관장은 지난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이탈리아 정부의 무관심과 나폴리 주변의 조직폭력배들 때문에 박물관을 운영하기 어렵다며 독일에 망명을 요청했다. 그는 망명이 수락되면 박물관이 소장한 모든 작품도 함께 가져가겠다고 제안했지만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독일예술가들의 빈 건물 점거운동인 타클레스 스쿼트가 만프레디에게 ‘문화 망명지’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했고, 지난해 5월 베를린에서 이탈리아 마피아에 항거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만프레디 관장은 “정부는 폼페이가 무너지도록 내버려두고 있는데 우리 박물관이 무슨 희망을 가지겠는가”라고 호소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재정난 탓에 서기 79년 베수비오스 화산폭발에 묻힌 폼페이 고대 유적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빗대어 자조 섞인 한탄을 한 것.

카소리아 박물관은 나폴리를 무대로 암약하는 마피아 조직 ‘카모라’의 전횡에 항의하는 과감한 기획 전시회들로 우명해졌으나. 이후 마피아의 위협에 시달려왔다.

앞서 지난주 이탈리아 문화부는 로마의 막시 박물관에 소장된 현대 미술품들의 관리를 외부 기관에 위탁하는 비상조처를 취한 바 있다. 막시 박물관은 지난해 예산이 전년도에 비해 43%로 깎이면서 부채가 급증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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