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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코끼리 발가락은 6개?

등록 2011-12-25 14:01

아프리카에 사는 코끼리 (한겨레 자료사진)
아프리카에 사는 코끼리 (한겨레 자료사진)
현생 코끼리의 발가락은 6개라는 주장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왕립수의학대학 연구팀은 코끼리 발에 뼈가 자라난 것처럼 보이는 부위가 실은 코끼리의 엄청난 체중을 지탱해주는 여섯번째 발가락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구팀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조직구조 분석, 해부, 전자현미경 관찰 등 다양한 분석을 토대로, 이 조직이 불규칙하고 특이하게 배열된 발가락 뼈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화석에 남은 흔적을 보면, 약 5500만년 전께 지구상에 처음 등장한 초기 코끼리들의 발은 납작해서 다른 구조물이 발달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코끼리의 몸집이 점차 거대해지고 육지 생활을 더 많이 하게 된 4000만년 전께부터, 엄청난 몸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이같은 ‘발가락 이전 단계’의 뼈가 진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코끼리의 ‘여섯번째 발가락’ 뼈는 1706년 스코틀랜드의 한 의사가 처음으로 코끼리의 발을 절개하면서 발견됐다. 이후 과학계에선 이것을 발가락으로 인정할 것인지를 놓고 300년이 넘게 씨름해왔다. 연구팀의 존 허친슨 교수는 “이 조직이 초기 코끼리에겐 애초엔 뼈가 아니었을 수 있으나 점차 연골조직으로 발달하면서 전혀 다른 기능을 하는 뼈로 바뀌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특별하게 진화한 ‘여섯번째 발가락’ 뼈는 판다나 두더지에게서도 볼 수 있다. 판다의 이런 뼈는 ‘또 하나의 발가락’이라고 하기엔 미흡하지만 대나무를 붙잡는 등 실제로 발가락의 기능을 한다. 두더지도 여섯번째 발가락처럼 보이는 뼈를 땅을 파는 데 사용한다.

 코끼리의 다리는 언뜻 나무통처럼 단순해 보이지만 해부학적 구조는 훨씬 복잡하다. 다섯개의 발가락은 앞을 향하고 있어 발 끝으로 설 수도 있지만 ‘여섯째 발가락’은 뒤꿈치 쪽으로 나 있어 육중한 몸무게를 받쳐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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