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통과…“부자 위한 특혜”
국가에 돈을 내면 군대도 빼준다?
터키 의회가 30살 이상 자국민 남성들이 3만리라(약1850만원)를 내면 기초군사훈련을 포함한 모든 병역의무를 면제해주는 병역법 개정안을 12시간의 격론 끝에 30일 통과시켰다고 터키 최대일간 <자만>이 보도했다. 터키가 ‘기여 군면제’를 실시하는 것은 지난 1999년 수만명이 목숨을 잃은 대지진 때 국가재건 자금 조달을 위한 긴급조처 이후 처음이다.
희망자는 신청 접수 뒤 6개월 안에 돈을 완납해야 한다. 터키 정부는 모든 대상자가 병역 면제를 신청할 경우 최대 120억 리라(약 74조원)의 수입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2년 재정적자 예상치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병역면제 수입은 전사자와 상이군인의 가족, 장애인, 빈곤층 등을 위한 사회복지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터키 야당과 시민사회는 이 제도가 “부자들을 위한 특혜”라고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문제의 법안은 압둘라 굴 대통령이 검토를 마치고 서명하면 곧바로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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