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드레우 총리 “야당과 통합정부 합의” 발표에
“사퇴 먼저” 비판 거세자 “자리 연연 안해” 물러서
“사퇴 먼저” 비판 거세자 “자리 연연 안해” 물러서
그리스 정치권은 3일 그리스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위기의 폭탄을 해체하기 위해 숨가쁜 하루를 이어갔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는 이날 2차 구제금융 지원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계획을 전격 철회하는 대신, 제1야당인 신민당과 2차 구제금융 지원안에 따른 긴축정책을 시행할 통합정부(또는 과도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의회 연설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존속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칠 의도는 결코 없었다”며 “그럼에도 그런 제안을 한 것은 2차 구제안이 그리스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리의 이런 발표에 야당은 물론 일부 장관들과 집권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터져나왔다. 통합정부 구성의 전제조건으로 야당이 요구한 총리직 사퇴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탓이다.
신민당의 안토니오스 사마라스 대표는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오늘 총리에게 내가 원하는 것(사퇴)을 정확하게 전달했다”며 “내가 (통합정부에 참여해) 그와 함께 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명백한 오판”이라고 말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 등 일부 장관과 집권당 의원들도 “총리는 당을 위해 우아하게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이런 안팎의 요구에 밀려 파판드레우 총리는 결국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현지 일간 <카티메리니>가 보도했다. 하지만 그는 4일로 예정된 의회 신임투표에서의 지지를 호소해, 재신임을 받아 체면을 세운 뒤 통합정부의 새 총리에게 권력을 넘겨주고 퇴진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경기 회복을 위해 이날 기준금리를 1.25%로 기존보다 0.25%포인트 낮췄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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