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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그리스인 술값은 누가 낼까

등록 2011-10-27 14:45

유럽의 재정위기를 풍자한 우울한 농담들
 “그리스인, 아일랜드인, 포르투갈인 세 명이 술을 마시면 술값은 누가 낼까? 정답은 독일인.”

 파산 직전의 국민들은 술값이 없기 때문이다.

 수수께끼 하나 더. 그리스는 왜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지원금 최종분을 받지 못했을까? “그리스인 누구도 신청서 양식을 모두 작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만큼 일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로이터> 통신이 27일 소개한 유럽의 재정위기를 풍자한 유머들이다. 지금 유럽에선 파산 직전에 몰린 유로존 국가들을 독일 등 일부 부자국가가 구제해야 하는 상황을 빗댄 농담이 넘쳐난다. 하지만 이런 우스갯소리엔 유럽 전역을 뒤덮은 우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풍자와 조롱의 단골 메뉴는 역시 그리스다.

 독일 방송 <도이체 벨레>의 웹사이트에는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떠도는 농담이 올라와 있다. “400유로만 있으면 그리스인을 입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당신의 집에서 늦잠을 자고, 커피를 마신 뒤, 점심을 먹고, 다시 낮잠을 잔다. 그런 다음에야 당신은 일하러 나갈 수 있다.”

 비아냥 섞인 농담은 개인을 향하기도 한다.

 그리스 출신의 <로이터> 특파원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히죽거리는 표정의 한 미용사로부터 “50%짜리 헤어컷(머리깎기)을 하시겠느냐”는 말을 들었다. 영어단어 ‘헤어 컷’(hair cut)이 ‘이발’이라는 일상적인 뜻 외에 금융용어로 ‘증권 따위의 평가절하’를 가리키는 것을 활용해, 그리스 국채 손실률(헤어컷)을 50%로 확대하는 문제가 논란이 되는 지금의 상황을 빗댄 것이다.


 그리스 말고도 다른 재정위기 국가들을 겨냥한 유머도 있다.

 “아이슬란드(Iceland)와 아일랜드(Ireland)의 차이점은?” 답은 “철자 하나, 그리고 6개월”이다. 두 나라의 영문 표기가 ‘c’와 ‘r’만 다르다는 것, 그리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당시 아일랜드가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아이슬란드가 똑같이 금융시스템 붕괴를 겪었다는 걸 풍자했다.

 이런 풍자와 유머가 모두 웃음거리에 그치는 건 아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에 실린 만화는 보는 이를 슬프게 한다.

 한 아이가 저녁에 거실로 나오면서 아빠에게 “잠을 잘 수가 없어요”라고 말한다. 유로화 문제에 관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고 있던 아버지는 “오, 귀여운 아가야, 언젠가 지금의 부채를 모두 갚아줄 누군가가 꿈에 나타나기라도 한거니?”라고 답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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