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스·사전트 교수 기자회견
“재정통합 없인 해결 불가”
“재정통합 없인 해결 불가”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부채위기 해결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와 토머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현재 프린스턴대 교환교수)는 10일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발표 뒤 프린스턴대 알렉산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세계 경제위기 상황을 ‘혼란’(this mess)으로 규정하며 해결책을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전트 교수는 이날 유로존의 현 상황을 13개주가 느슨하게 연합한 1780년대 미국의 상황과 비슷하다며 “13개주가 개별적으로 통화를 발행하고 세금을 올렸기에 미국 정부는 기능이 마비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이러한 문제는 연방 정부에 세금을 올릴 수 있는 독점적인 권한을 준 뒤 해결됐다”며 “이러한 사례가 현재 유로존 위기 해결에 방향을 제시해 준다”고 말했다.
심스 교수도 “유로존엔 중앙은행은 있지만 통일된 재정 기구가 없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조화시키기 어렵다”며 “여러 나라가 함께 사용하는 공동의 통화는 중앙 재정기구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유로존의 위기 해결을 위해 재정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유로존 각국 정부가 정치적 역학관계에 묶여 재정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로존 위기 해결 전망이 밝지 않은 편이라고 밝혔다.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유럽 정치권은 앞으로 2주 안에 유로존 부채위기를 해결할 포괄적인 계획을 내놓겠다며 숨가쁜 의견조율에 들어갔다. 17·18일로 예정됐던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23일로 한주 연기된 것은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에 대한 각국 간 조율이 필요한데다 그리스에 대한 트로이카(국제통화기금·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의 최종 평가보고서가 다음주 중순께나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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