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태양광발전 투자 추진
경제위기 ‘회생 발판’ 기대
경제위기 ‘회생 발판’ 기대
지중해의 햇빛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직전으로까지 내몰린 그리스를 구할 수 있을까?
독일이 그리스의 ‘햇빛’을 사겠다고 나섰다. 필립 뢰슬러 독일 경제장관이 자국의 대안 에너지 부문 기업인들과 신재생 에너지 전문가, 투자자 등 60여명과 함께 6일 그리스를 방문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독일과 달리 일조량이 풍부한 그리스에서 태양광 산업 투자를 촉진하기 해서다. 최악의 재정난과 부채 위기로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한 그리스로선 반갑기 짝이 없는 ‘귀빈’들이다.
그리스는 외국인 투자 환경이 열악한 나라로 손꼽힌다. 지난해 세계은행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 평가 순위에서 방글라데시와 예멘보다도 뒤진 109위에 머물렀을 정도다. 그러나 영국 <가디언>은 그리스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때 ‘그리스의 질서 있는 디폴트’를 주장하기까지 했던 뢰슬러 장관은 “이번 방문이 ‘판촉 선물’이 돼 구체적인 투자 접촉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체트데에프>(ZDF) 방송에 “연대의 정신에 비춰, 재정 적자와 경쟁력 위기에 빠진 그리스 경제가 회생하도록 돕는 것은 모든 유럽 국가들의 의무”라고도 했다.
투자가 성사될 경우 2만㏊(200㎢) 넓이의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해 전기를 생산한다는 밑그림도 마련돼 있다. 그리스 당국은 녹색 에너지 산업이 6만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독일이 오는 2022년까지 자국의 17개 원자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기로 하면서, 이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찾아야 하는 현실도 투자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그리스의 태양 에너지 투자펀드인 악세온 나비타스의 코스타스 카라이야니스 최고경영자(CEO)는 “(독일의 투자가 이뤄지면) 그리스가 유럽 ‘태양 벨트’(위도상 태양광이 풍부한 지역)에서 태양 에너지 개발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으며, 태양 에너지 산업은 그리스의 녹색 경제성장의 주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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