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Aa2→A2로 조정
은행권 위기 심화 전망
은행권 위기 심화 전망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4일(현지시각)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Aa2’에서 ‘A2’로 3단계 하향 조정하고, ‘부정적’ 등급 전망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에스앤피(S&P)에 이어 무디스까지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2008년에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발 ‘제2의 금융위기’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무디스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1993년 이후 18년 만이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유로존 국가들의 부채위기로 금융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공공부채 수준이 높은 이탈리아의 장기자금 조달 위험이 커졌다는 점 등을 등급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며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는 등 예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은 이탈리아 은행권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의 경제 에디터 로버트 페스턴은 “이탈리아가 자금을 빌려주기에 위험한 나라로 보일 경우, 이탈리아의 은행들은 자금 조달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나아가) 유로존 은행권의 위기가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1차 구제금융 6회분 80억유로의 집행 일정을 11월 중순까지 연기한다고 전격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가 결국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사태를 맞게 돼, 그리스에 돈이 물려 있는 유로존 은행들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벨기에 합작은행 덱시아는 그리스 사태로 파산 위기에 몰려 구제 조처를 받기에 이르렀고, 독일 도이체방크도 올해 수익 목표(100억유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이러한 위기감 확산 속에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유로존 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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