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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황제의 귀환’…푸틴, 대통령 3선 도전 선언

등록 2011-09-25 19:50수정 2011-09-26 12:03

메드베데프와 역할 바꾸기…출마요청에 “영광” 화답
‘3연임 금지’ 교묘히 피해…당선때, 한번 더 연임 가능
‘강한 러시아’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 걸까. 두번의 대통령과 실세 총리 자리를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이 4년 만에 크레믈 권좌에 복귀할 전망이다. 가히 ‘왕의 귀환’이라 할 만하다.

블라디미르 푸틴(59) 러시아 총리가 24일(현지시각) 내년 3월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수락했다고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3선 연임을 금지한 헌법 조항에 따라 2008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6)에게 대통령 자리를 물려줬던 푸틴 총리가 2012년 대선을 통해 크레믈에 복귀한 뒤, 2024년(임기 6년, 재선)까지 장기 집권할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푸틴 총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집권여당 통합러시아당의 전당대회에서 “내년 대선 후보로 푸틴을 지지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한다”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 “대단한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오는 12월 하원 선거 이후, 메드베데프가 새롭고 유능하며 젊고 에너지 넘치는 내각을 구성할 것이란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자신이 대통령을 맡고 메드베데프가 총리로서 내각을 이끌 것임을 분명히 했다.

통합러시아당은 이날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오는 12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는 하원 선거에서 후보 명부 1순위에 올리는 방안을 사실상 만장일치(찬성 582, 반대 1, 무효 4표)로 승인했고,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내각에서 “실질적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푸틴과 보조를 함께했다. 이로써 푸틴 총리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는 세간의 ‘갈등설’에 종지부를 찍으며, 순조로운 ‘역할 맞교대’ 채비에 나서게 됐다.

푸틴의 복귀에 대한 러시아 내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 등을 비롯한 여당 지지자들은 러시아 정치의 대내외적 불안정성을 해소한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자유주의 성향 야블로코당의 세르게이 미트로힌 대표 등을 비롯한 야권 지도자들은 이번 결정이 정치적 정체를 가져올 것이라며 “국민들이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 12년 동안 이어지는 것을 허용할지 답해야 할 차례”라고 선거를 통한 여당 심판을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59) 러시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59) 러시아 총리
외신들도 푸틴과 메드베데프의 역할 맞교대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영국 <가디언>은 두 사람의 역할 맞교대가 러시아의 ‘관리 민주주의’(managed democracy)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부드러운 독재’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도 메드베데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헌법을 개정해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현행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한 것을 지적했다.

현재 러시아에 푸틴을 대체할 강력한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상황은 이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에선 푸틴을 옛소련 몰락 이후 수렁에 빠진 러시아를 구한 ‘구세주’로 칭송하며, 표트르 대제·예카테리나 여제·블라디미르 레닌에 이은 ‘4대 영웅’으로 부르고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푸틴이 집권했던 2000~2008년 러시아 경제가 연 7%대의 눈부신 고속성장을 한 게 주원인이다. 특히 웃통을 벗은 근육질의 몸매를 과시하고, 여기자를 공격하려던 호랑이를 제압하는 등의 ‘강한 남자’ 푸틴의 모습은 과거 ‘강한 러시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지지율을 70%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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