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 전직군인 교원만으로 중등학교 설립 추진
영국에 군대 출신 교직원들로 채워진 중등학교의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 맨체스터에 전직 군인인 교직원들로 채워진 ‘피닉스’라는 이름의 ‘자유학교’(free school)가 빠르면 2013년 9월께 문을 열게 된다고 2일 보도했다.
이 학교의 초대 교장은 영국 워민스터 폭동대처부대의 아판 버키 대위가 맡게 될 예정이며, 학교 설립을 위해 그가 올해 군에서 퇴역할 예정이라고 <데일리 메일>이 전했다.
11~18살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 학교는 군 출신이 운영하지만 사관학교처럼 군사훈련이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게 학교 설립 추진자들의 얘기다. 자기 수양과 상대방 존중, 경청 능력 등 현대식 ‘군대의 가치’를 가르치는 게 핵심이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정규교육 과정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읽기’와 ‘수적 사고 능력’ 등 기초 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으며, 스포츠와 실외활동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군인 출신이 운영하는 학교’란 구상은 지난달 영국 전역을 휩쓴 ‘폭동’의 밑바닥에 어른의 권위에 대한 저항의식과 도덕적 해이가 깔려있다는 전제에서 비롯됐다. 군대식 ‘엄격한 사랑’(Tough Love)으로 아이들을 가르쳐 사회적 문제를 미리부터 막겠다는 것이다. 학교 설립 추진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우파 싱크탱크 ‘정책연구센터’의 톰 버커드 연구원은 “빈곤과 학업성적 미달, 소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모든 고전적 방식은 실패로 돌아가 그 결과는 (폭동이 일어났던) 토트넘의 거리에서 뚜렷이 드러났다”며 “거리에 (폭동진압을 위한) 군대를 투입하기 전에 우리 학교에 군인들을 보내는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학교의 구상은 폭동 이후 영국 정부가 사회의 ‘도덕적 붕괴’를 막기 위해 학교에서의 훈육 강화 등을 강조하며 군 출신 인사들의 교원 채용을 장려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교육부 장관은 전날에도 듀란드 아카데미 연설에서 “어른의 권위가 무너지고 있는 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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