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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노르웨이 교도소

등록 2011-07-28 20:37

욕실·TV·냉장고 갖춘 1인실…브레이비크 수감으로 관심
커다란 창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12㎡(약 4평)의 1인실. 천장이 높은 이 방엔 별도의 욕실과 평면 스크린 텔레비전, 소형 냉장고 등 온갖 편의시설이 골고루 갖춰져 있다. 10~12개의 방이 공동 거실과 주방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들어선 모습은 흡사 대학교의 고급 기숙사를 방불케 하지만 이곳은 엄연히 범죄자들이 수감돼 있는 교도소다. 노르웨이에서 두번째로 큰 할덴 교도소의 풍경이다.

지난 22일, 노르웨이에서 폭탄테러와 총기난사로 76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이곳에 수감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 교도소가 새삼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등이 27일 보도했다.

성폭행·살인 등 무시무시한 강력 범죄자 248명을 수용하고 있는 이 교도소는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각 감방엔 창살 대신 두꺼운 유리가 끼워져 있다. 말 그대로 ‘창살 없는 감옥’인 셈이다. 무거운 교도소의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건물은 회색 콘크리트 대신 벽돌과 낙엽송 등을 이용해 만들었고, 유명 그래피티(낙서형 벽화) 아티스트인 돌크의 그림 등 예술 작품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교도관은 무기를 갖고 있지 않고 있고, 수감자들과 섞여 스포츠를 즐기기도 한다. 조깅을 위한 트랙, 실내 암벽등반 시설은 물론 도서와 잡지, 시디(CD), 디브이디(DVD) 등이 고루 구비된 도서관도 있고, 수감자들은 밴드를 구성해 교도소 안의 음악녹음실에서 직접 음반을 제작할 수도 있다. <타임>을 비롯한 외신들은 이 교도소를 세상에서 가장 ‘인간적인 감옥’, ‘럭셔리한 감옥’ 이라고 전했다.

노르웨이가 1억6500만유로라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이런 교도소를 만든 까닭은 현재 20% 수준인 재범률을 더 낮추기 위해서 처벌보다는 교화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교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수감 기간 동안 개인의 자유를 빼앗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처벌이 되는데 굳이 수감자에게 가혹한 환경을 만들 필요까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글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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