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마피아 ‘7성급 감옥생활’ 끝나나

등록 2011-07-26 20:46수정 2011-07-26 22:49

이탈리아 우치아르도네 수감자
고급음식·맞춤정장 호화판 생활
새 주지사 부임뒤 명품 등 금지
죄수 부인 “남편 다 벗고 살게돼”
지난 수십년 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팔레르모 우치아르도네 교도소는 마피아 두목을 비롯한 특권층 수감자들에게 ‘그랜드 호텔’이나 다름없었다. 고급 음식을 즐기고 명품 맞춤정장을 입는 호사를 누려왔기 때문이다. 최근 한 마피아 두목은 교도소 안에서 샴페인에 바닷가재 요리를 곁들인 생일 파티를 열었다. 또다른 두목은 교도소 성당에서 딸의 결혼식을 치렀다.

그러나 신임 주지사가 부임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리타 바베라 시칠리아 주지사가 프라다·구치·베르사체·루이 뷔통·아르마니 같은 일류 디자이너들의 명품 의류 착용을 금지하자, 수감된 마피아 조직원들 뿐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베라 주지사는 “이 감옥이 마피아 ‘대부’들의 실크 정장이라는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인상을 지울 필요가 있다”며 “수감자들이 지위와 부와 권력을 과시하는 계급차별적 관행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감옥은 처벌의 장소이며 모든 수감자들의 지위는 똑같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마피아 수감자들은 일류 디자이너들의 맞춤옷은커녕 나이키, 아디다스, 트루사르디 같은 고급브랜드 의류도 일절 구경할 수 없게 됐다. 가지고 있던 명품 옷들과 보석 등은 모두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한 마피아 수감자의 부인은 “내 남편이 이젠 다 벗고 살게 생겼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남편이 명품 옷을 입는 것은 그가 사치스러워서가 아니라, 그것들이 훨씬 오래가고 품질이 좋기 때문”이라며 “왜 길거리의 싸구려 옷을 입도록 강요하면서 남편을 욕보이느냐”고 흥분했다.

현재 우치아르도네 교도소엔 수용 정원을 200명이나 초과한 700여명이 수감돼 있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난한 범죄자들이나 불법이민자들은 자선단체가 기증한 중고 의류를 입고 지낸다.

자선활동가 지오반나 지오지아는 “새로 적용되는 규칙이 교도소 안에서의 사치스런 과시 행태를 뿌리뽑는다면 대단히 환영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