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기부로 ‘금 흉상’ 제작
러시아에서 사라졌던 옛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의 흉상이 속속 재등장하고 있다.
러시아 공산당이 지난 15일 모스크바 남동쪽의 펜자시에서 스탈린의 흉상 제막식을 열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금으로 만든 이 흉상의 가격은 20만루블(약 750만원)로, 제작비는 지난 1년 동안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 충당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에선 이오시프 스탈린(1878~1953)의 사후 60년이 다 돼가도록 그의 평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스탈린의 후계자인 니키타 후르시초프가 스탈린의 동상 철거를 지시한 이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스탈린 격하’ 운동을 추진하는 등 대숙청을 벌인 독재자를 추앙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스탈린이 러시아 역사에 기여한 점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레바다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의 45%는 여전히 스탈린이 소련 역사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마리아 리프먼 정치 전문가는 이를 “강대국이던 러시아의 지위를 그리워하는 향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러시아 곳곳에서 스탈린 사후(1953년) 사라지기 시작한 스탈린 동상 다시 세우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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