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람선 참사 왜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공화국에서 유람선이 침몰해 사망자가 최소 11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 등은 11일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볼가강에서 지난 10일 오후 유람선이 갑작스레 침몰했다”며 “탑승객 200여명 가운데 80명 정도만 구조된 상태”라고 밝혔다. 독일 <데페아>(DPA) 통신은 11일 현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어린이 30명을 포함해 110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유람선에는 50명 이상의 어린이가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재난당국은 현재 잠수부들을 동원해 침몰 선박 안을 수색해 주검 인양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날 현재까지 수습된 주검은 50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사고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며, 정원 초과와 선박 노후, 악천후 등 여러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우선, 현재로선 정원을 크게 넘어선 무리한 승선이 가장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고 선박의 정원은 140명이지만 유람선 회사 쪽이 수입을 위해 이보다 훨씬 많은 200여명의 승객을 승선시켜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또 사고 유람선인 ‘불가리야호’는 1955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건조돼 50년 이상 사용된 노후 선박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고 애도를 표하면서도 “지금도 항해하고 있는 노후 선박의 수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지적했다.
악천후와 선장의 조종 실수도 거론되고 있다. 사고 당시 볼가강에는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생존자들은 “악천후 상황에서 선장이 항로를 급하게 바꾸려다 배가 오른쪽으로 급하게 기울었고, 그 결과 배에 물이 차면서 3분 만에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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