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서 국제회의 개최
반 이슬람이민 정서 등 우려
반 이슬람이민 정서 등 우려
유럽에서도 가장 종교적인 나라로 알려진 아일랜드에 무신론자들이 집결했다.
미국·유럽·남미·오스트레일리아 등 무신론자 350여명이 3~5일 아일랜드 더블린에 모여 무신론자 대표자 회의를 개최했다고 <아이리시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만들어진 신>의 저자인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를 비롯해 ‘이슬람교를 포기할 권리’를 요구하는 영국 엑스 무슬림위원회의 이란인 활동가 마리엄 나마지 등 대표적 무신론자들이 참석했다.
무신론자들의 모임은 최근 유럽에서 종교가 공공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열려 눈길을 끈다. ‘설교는 교회에서, 교육은 학교에서’라는 스웨덴 속담처럼 유럽에선 정·교 분리의 원칙이 오랫동안 자리잡아왔지만, 최근 종교를 둘러싼 논쟁으로 세속 정치의 원칙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전했다. 특히 유럽의 공공 생활에 최근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종교는 이슬람교다. 최근 프랑스가 ‘부르카 금지법’을 시행하고, 스위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모스크 첨탑 설치를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핀란드, 헝가리 등에선 무슬림에 대한 반이민 정서도 커지고 있다. 유니버시티컬리지런던(UCL)의 종교사회학자 티투스 옐름은 “증가하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 등에 대한 변화는 있어야 하겠지만 (이슬람에) 압도된다는 식의 표현은 정확치 않을 뿐만 아니라,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회의에 참석한 무신론자들은 종교와 정치의 분리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제무신론자연합을 새로 출범시키는 한편, 종교와 정치의 분리 원칙 등을 담은 ‘더블린 선언문’도 채택할 예정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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