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랑 전 문화장관
고위직 관료 성추문 또 폭로
피해여성 문제제기 잇따라
스트로스칸 이후 ‘관용 없다’
피해여성 문제제기 잇따라
스트로스칸 이후 ‘관용 없다’
‘다음은 누가 낙마할 차례인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폭행 사건 이후, 프랑스에선 고위직 관료들의 성추문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개인 사생활 문제는 침묵으로 눈감아주던 불문율이 깨지면서 프랑스 정계가 긴장하고 있다.
주간 <렉스프레스>를 비롯한 프랑스 언론들은 1일 자크 랑 전 문화장관(사회당 소속 하원의원)의 성추문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틀 전, 뤼크 페리 전 교육부 장관이 자신의 재임 당시(2002~2004년) “한 전직 장관이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미성년 소년들과 섹스파티를 벌인 일이 있다”고 폭로한 뒤, 언론들이 랑 전 장관을 지목한 것이다. 랑 전 장관은 “지금은 이런 얘기에 말려들고 싶지 않지만 절차를 밟아 입장을 밝히겠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또다시 터져나온 성추문에 프랑스가 술렁이고 있다.
프랑스의 분위기는 가히 ‘스트로스칸 이전과 이후’(주간 <주르날 뒤 디망슈>)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피해 여성들도 침묵을 깨고 문제 제기에 나서 제2, 제3의 폭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부하 여직원 2명한테서 성희롱 혐의로 고소를 당한 조르주 트롱 공직담당 국무장관이 사임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트롱 장관을 고소한 여성 중 1명은 <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호텔 여종업원도 스트로스칸에게 맞설 수 있었는데, 침묵을 지킬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겪었던 일을 겪고 있을지 모를 여성을 도와야 한다. 우리는 침묵의 불문율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샹탈 브뤼넬 의원은 “프랑스 남성들 대다수는 국제통화기금 수장이 성폭행 혐의로 감옥에 갇히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을 넘어선 남성들에 대한 관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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