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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슈퍼박테리아. 스페인 오이 탓 아니다

등록 2011-05-31 20:34수정 2011-06-01 10:28

독일 함부르크 보건당국 “조직배양 결과, 병원균 달라”
감염원 미궁 속으로…독일 사망자 최소 15명 이를듯
‘슈퍼박테리아’에 오염된 유기농 오이를 먹은 식중독 사망자가 독일에서 계속 늘고, 감염 환자들도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박테리아의 오염원이 밝혀지지 않아 전 유럽에 초비상이 걸렸다.

독일의 질병연구센터인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는 30일 장출혈성대장균(EHEC)에 의한 식중독 증세로 6명이 숨졌으며 확진환자는 373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독일 북부 지역의 보건관리들은 식중독 사망자가 최소 15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31일에는 스웨덴에서도 최근 독일 여행을 다녀온 50대 여성이 장출혈성대장균 식중독으로 숨졌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약 2주 전 유사 식중독 사례가 북부 독일에서 처음 보고된 이래 지금까지 장출혈성대장균 식중독 확진 또는 의심 환자가 약 120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영국, 덴마크,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등에서도 환자가 보고됐다. 모두 최근 독일을 다녀왔거나 독일 여행자와 접촉한 사람들이다.

독일 연방정부는 애초 병원균의 출처를 스페인으로 의심했으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외교마찰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북부 함부르크주 보건당국은 31일 대장균에 오염된 스페인산 오이를 조직배양한 뒤 사망자와 확진환자들에게서 검출된 박테리아와 비교해본 결과 동일한 병원균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독일 <데페아>(dpa) 통신이 보도했다. 병원균의 오염원이 미궁에 빠진 것이다.

스페인의 로사 아길라르 농업장관은 31일 “스페인산 오이가 장출혈성대장균이 촉발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독일 함부르크 보건당국의 발표를 크게 반겼다. 앞서 독일 보건당국은 대장균이 검출된 스페인산 수입 오이가 병원균을 옮겼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레이레 파힌 스페인 보건장관은 “스페인에선 감염 사례가 없다”며 “독일은 식중독 발생 원인의 증거를 내놓으라”고 촉구했었다.

그러나 스페인 농가는 벌써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벨기에, 러시아, 오스트리아, 체코 등 유럽 각국이 스페인산 채소 수입을 중단하고 기존 물량의 회수에 나섰다. 스페인 과일채소생산수출연맹은 이날 “거의 전 유럽에서 모든 채소와 과일이 도미노 영향을 받고 있다”며 “매일 2억유로(약 31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 보건부는 이날 독일 보건당국의 섣부른 발표로 스페인 농가가 입은 경제적 피해에 대해 독일 정부에 경제적 보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심리적 공황 상태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다치안 치올로슈 유럽연합 농업개발 최고책임자는 이날 “신뢰의 위기가 시작됐다”며 “유럽의 농업부문이 파산하면 유럽의 소비자가 그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침착한 대응을 당부했다.

이용인, 조일준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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