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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아랍의 봄’ 진압군 영국이 양성했나

등록 2011-05-29 18:17수정 2011-05-30 00:20

영국군이 훈련시킨 사우디군
바레인시위대 진압지원 의혹
영국군이 사우디아라비아 국가수비대를 대상으로 공공질서 유지 조처와 도심 속 저격수 훈련 등 시위진압 훈련을 정기적으로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우디 국가수비대는 최근 바레인의 민주화 시위 진압을 지원한 바 있어, 영국의 ‘진압군 양성’을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고 <가디언>이 28일 보도했다.

영국 국방부는 최근 사우디 국가수비대에 1964년부터 “국내 안보와 대테러 활동 능력 개선을 위한” 훈련을 실시해왔다고 밝혔다. 2006년 국방부에 대한 정보공개에서 드러난 내용을 보면, 영국은 영국군파견단(BMM)을 통해 사우디 국가수비대에 무기 사용, 야전생활, 일반 군 기술 훈련은 물론, 무력충돌 처리와 폭탄 처리, 수색, 공공질서 유지, 저격수 훈련 과정을 정기적으로 운영해왔다. 영국군파견단은 준장 이하 11명의 요원으로 구성됐으며, 해마다 20개 훈련팀을 사우디에 보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파견 요원에 대한 임금과 숙박·교통비 등 제반 비용은 사우디 정부가 제공해왔다.

이런 내용은 사우디가 지난 3월 바레인 민주화 시위 때 1200명의 병력을 파견해 시위 진압을 도운 것과 맞물려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비정부단체(NGO) ‘무기거래반대캠페인’(CAAT)의 니컬러스 길비는 “사우디 국가안보군은 지난 수년 동안 영국군으로부터 배운 국내 안보 훈련을 바탕으로 바레인의 민중 시위를 진압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닉 하비 국방부 차관이 의회에 나와 “바레인에 파견됐던 사우디 국가수비대원 중 일부는 영국군파견단의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의 ‘이중적’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압제적이고 비민주적인 정권을 지원하면서, 지난 27일 끝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선 ‘아랍의 봄’으로 상징되는 중동 민주화를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조너선 에드워즈 하원의원은 “독재정권의 진압군을 훈련하면서 중동 등의 민주화를 지원한다고 말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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