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쪽, 지방선거 패배
‘스캔들 메이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염증의 표출일까?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번 지방선거(15~16일) 결과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받아들이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자신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밀라노마저 야당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17일 발표된 이탈리아 지방선거(예선투표) 최종 개표 결과,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지지하는 레티치아 모라티 현 밀라노 시장(41.6%)이 줄리아노 피사피노 민주당 후보(48%)에게 6.4%포인트 차로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 모두 과반 이상을 득표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는 29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또 베를루스코니 정부의 최대 연정 파트너인 북부연맹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존에 확보했던 15개 시장 자리 가운데 무려 14개를 잃는 등 약세를 보였다.
선거 결과가 발표된 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평소와는 사뭇 다르게 침묵을 지켰다. 측근들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놀라고 참담해하고 있다”고 <안사>(ANSA) 통신에 전했다.
모라티 시장의 1차투표 패배는 곧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패배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선거 기간 동안, 집권당 누리집에 “선거 승리가 곧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를 확인시켜주는 것”이라며 대대적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모라티 시장의 선거 캠페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부패, 탈세 혐의 등 ‘날조된’ 재판으로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가 강조되는 등 아예 베를루스코니 개인에게 방점을 찍고 진행됐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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