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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스트로스칸 보석 불허…독방 구금

등록 2011-05-17 21:22

미국 뉴욕 형사법원 “프랑스로 도주 우려” 기각
‘2002년 성폭행당할 뻔’ 주장 여성도 고소 검토
16일,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130호.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잡범들 틈에 섞여 피고석에 앉았다. 옅은 푸른 셔츠에 검정 트렌치코트를 입은 그의 모습은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인 다른 이들 사이에서 도드라졌다. 마약매매, 절도, 폭력 혐의로 붙잡혀왔던 옆사람들이 보석금 500~2000달러(218만원)로 하나 둘씩 풀려나간 뒤에야 그의 차례가 됐다. 법정 안을 가득 채운 기자들은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수첩에 적어내려갔다. 세계 금융위기 해결을 진두지휘하며 프랑스 대선 유력 후보로까지 떠오른 그에게는 익숙한 풍경일 터. 하지만 며칠새 덥수룩해진 수염으로 까칠해진 스트로스칸 총재는 웃음기 가신 얼굴로 카메라 세례를 받아들였다.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스트로스칸 총재가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1급 성행위(2건)를 비롯해 1급 성폭행 미수, 불법구금 등 모두 6건이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1급 성폭행이 인정될 경우, 그는 최고 25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스트로스칸 총재 쪽은 이날 무죄를 주장하며, 명예를 회복해야 하는 만큼 도주의 우려가 없으니 보석금 100만달러에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멜리사 잭슨 판사는 이를 기각하고, 다음 심리(20일) 때까지 뉴욕 라이커스 아일랜드 교도소에 구금할 것을 명령했다. 그가 지난 13일 사건 직후 서둘러 현장을 떠나 프랑스로 출국하려고 했던 점을 볼 때, 보석을 허용할 경우 로만 폴란스키 감독처럼 미국의 법망이 닿지 않는 프랑스로 도주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검찰 쪽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스티븐 모렐로 뉴욕시 교정국 대변인은 이날 “스트로스칸 총재는 다른 수감자들과는 격리돼 독방을 쓰고, 식사도 따로 하게 될 것”이라며 “감방 밖에서는 교도관으로부터 신변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석신청이 기각되자 스트로스칸 총재 쪽은 즉각 반발했다. 그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벤저민 브래프먼 변호사는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라며 보석신청 기각 결정에 대한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브래프먼 변호사는 앞서 심리에서도 “스트로스칸 총재가 도주하려던 게 아니라 예정된 일정에 맞춰 비행기에 탑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래프먼 변호사는 당시 스트로스칸 총재와 함께 점심식사를 한 사람이 그가 도주할 의향이 없었음을 입증해줄 것이라고 법정에서 밝히기도 했다. 프랑스 언론 등에서는 이날 스트로스칸 총재가 뉴욕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편, 2002년 스트로스칸 총재가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했다고 주장한 앵커출신 작가 트리스탄 바농은 그를 고소할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농의 변호인인 다비드 쿠비는 이날 프랑스 라디오 <에르테엘>(RTL)과의 인터뷰에서 “고소할 계획을 갖고 바농과 함께 (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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