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앤드루스대, 시리아계 사업가 기부금 ‘논란’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두 사람의 모교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세인트앤드루스대학이 ‘시위대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밀접한 인물들로부터 기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 대학 시리아연구센터가 사미 키야미 영국 주재 시리아 대사의 주선으로 10만파운드(약 1억7000만원)의 기금을 받았다”고 27일 폭로했다. 신문은 키야미 대사가 29일 결혼식에 초청받은 사실도 공식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영국 외교부는 28일 논란이 잇따르자 “시리아 대사가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초청을 철회했다.
2006년에 국제관계대학 소속 기관으로 문을 연 시리아연구센터는 시리아 태생의 영국 사업가인 아이만 아스파리가 돈을 댔다. 아스파리는 런던과 애버딘에 사업 근거지를 둔 석유 및 가스공급회사 ‘페트로팩’의 회장이며, 시리아 정부와도 1억달러짜리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연구소 소장인 레이먼드 히네부시 교수는 지난해 시리아학회 소식지에 기고한 글에서 아스파리를 소개해 준 키야미 대사에 대해 “센터 건립 기금을 제공할 ‘박애주의자’를 찾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초 영국 런던정경대의 하워드 데이비스 학장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아들로부터 연구기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임한 데 이어, 세인트앤드루스대학마저 시리아 정부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면서 대학의 윤리 기준이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학교 쪽은 그간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서도 “최근 시리아에서 국제적 주요 관심사들이 발생한 만큼 추가로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꼬리를 내렸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