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7%p 껑충…집권여당 기민련 턱밑 추격
“일본 원전 위기 뒤 모두 녹색당 이슈에 끌려가”
“일본 원전 위기 뒤 모두 녹색당 이슈에 끌려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독일 녹색당의 인기가 집권당을 위협하고 있다. 58년 동안 여당인 기독교민주연합(기민련)의 텃밭이었던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치러진 지난달 말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 데 이어, 최근 실시된 지지율 조사에서도 기민련을 턱밑까지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의뢰로 포르자연구소가 최근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녹색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7%포인트나 뛰어오른 28%를 기록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6일 보도했다. 이에 비해 보수적 성향의 집권 기민련과 자매정당인 기독교사회연합을 합한 지지율은 지난번 조사보다 3%포인트 떨어진 30%를 기록했다. 보수 연정의 소수 파트너인 자유민주당(FDP)도 2%포인트 하락한 3%로 집계됐다. 또 녹색당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사민당의 지지율(23%)을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제1야당’으로 등극했다.
녹색당의 지지율은 미세한 차이로 집권 기민련에 뒤지지만 녹색당이 연정 파트너로 선호하고 있는 사민당의 지지율과 합칠 경우 기민련을 큰 폭으로 앞서게 된다. 이에 따라 2013년 가을에 치러지는 독일 총선까지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녹색당에서 처음으로 총리를 배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녹색당의 ‘승승장구’에 대해 포르자연구소의 만프레트 귈너 소장은 “일본 원전 위기 이후 모든 정당들이 녹색당의 핵심 이슈인 원자력에 대해 논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기민련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일본의 사고 직후 원전 가동시한 연장 조처를 3개월간 유보하고 이를 재검토하겠다며 발빠르게 대응하기는 했 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의 이런 조처는 오히려 잘못을 시인하는 것처럼 비쳐 역풍을 맞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앞서, 녹색당은 지난달 27일 치러진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의회 선거에서도 사민당에 앞서는 24.2%를 득표해 중도좌파 연정의 구성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상 첫 주총리 배출이 유력하다. 녹색당은 같은 날 열린 라인란트팔츠주 의회 선거에서도 득표율을 5년 전에 비해 무려 4배나 높인 덕분에 사민당 단독집권을 밀어내고 적록 연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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