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라는 애칭으로 불린 모로코 출신의 10대 벨리댄서
10대 댄서 “비밀 지킨다면 원하는만큼 돈 준다더라”
이탈리아 검찰 “증거있다” 녹취록 공개하며 출석요구
이탈리아 검찰 “증거있다” 녹취록 공개하며 출석요구
“그가 내게 전화를 걸어 ‘루비, 원하는만큼 돈을 주겠어’라고 했어. 나를 금으로 싸발라주겠다더군. 하지만 중요한 건, 모든 걸 비밀로 해야 한다는 거야. 누구에게든 아무 것도 말하지 말라고 하더라.”
‘루비’라는 애칭으로 불린 모로코 출신의 10대 밸리댄서가 지난해 10월 당시 남자친구에게 전화로 털어놓은 녹취록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4) 이탈리아 총리의 성추문이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의 깔끝도 현직 실세권력의 코 앞을 겨누고 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밀라노 검찰이 확보한 루비의 전화통화 내역을 입수해 17일 공개했다. 베를루스코니가 미성년 여성과 성매매를 한 뒤 돈과 권력으로 입막음을 시도했음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내용들이다.
밀라노 검찰은 이날 “총리가 자택에서 꽤 많은 수의 젊은 여성들과 성매매를 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며, 의회에 베를루스코니의 회계 자료 압수수색을 위한 공식 요청서를 보냈다. 검찰은 또 직접 신문을 위해 이번 주말까지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출석을 요구했다. 총리 변호팀은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앞서 루비는 남자 친구와의 또다른 전화통화에서 “내 경우는 다다리오(모델 출신의 40대 유부녀)와 레티지아(나폴리 출신의 10대 여배우)보다 더 놀라워. 난 총리에게 500만 유로(약 74억원)를 받고 이 사건에서 떨어지겠다고 말했어”라고도 했다. 다다리오는 2009년 베를루스코니와의 진한 애정행각과 신변 위협을 폭로한 <총리님, 즐기세요>라는 책을 내 화제가 됐다.
검찰은 루비가 17살이던 지난해 2월부터 석달간 최소 8차례나 총리의 자택을 찾았다고 밝혔다. 건설업자 출신의 베를루스코니가 언론재벌이 되기 전인 1970년대에는 매매춘 여성들이 밀라노 번화가의 집을 공짜로 받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6일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한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자신은 성관계를 맺고 돈을 지불한 적이 없으며 2009년 이혼한 뒤 한 여성과 꾸준히 만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여성은 내게 그런 일(난잡한 성매매)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성추문을 부인하는 나름의 논리적 근거로 풀이된다. 베를루스코니는 또 “검찰이 자신을 실각시키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면서 정치적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역공을 취했다.
다음날 에드몬도 브루티 리베라티 검찰총장은 “지난해 루비의 전화통화에서 처음 단서가 포착됐기 때문에 이번 수사는 의무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이탈리아 현행법상 미성년자 성매매는 징역 3년형까지 받을 수 있다. 이탈리아 의회는 징역 6년까지 선고할 수 있는 국제협약 비준을 심의 중이다. 지난 13일 이탈리아헌법재판소는 총리와 내각 각료에 대한 최장 18개월 동안의 재판 출석 의무 면책법이 일부 위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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