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장·차관 5명 전격 사임
미성년 성추문 결정타
신임투표 부결 가능성 커
미성년 성추문 결정타
신임투표 부결 가능성 커
베를루스코니(사진) 시대가 저물어가는가?
온갖 부패와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거센 퇴임 압박과 연정 파트너들의 각료 사임으로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조기총선이 비중있게 거론되면서, 사실상 연정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7월 베를루스코니 연정에서 탈퇴한 지안프랑코 피니 하원의장 쪽 각료 4명을 포함해 장·차관 5명이 15일 전격 사임했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이 전했다. 안드레아 론치 유럽문제 장관, 아돌포 우르소 외교통상 부장관과 다른 2명의 차관은 피니 의장이 이끄는 ‘미래와 자유’(FLI) 소속이다. 주세페 마리아 리나 교통부 차관도 피니 계열은 아니지만 사임했다.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16일 피니 하원의장과 레나토 스키파니 상원의장을 불러 앞으로의 정국운용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 13일 베를루스코니는 의회에 ‘신임투표’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2001년 처음 집권한 이래 벌써 세 번째 임기를 보내면서 수 차례 정치적 위기를 넘겨왔지만, 올 봄 모로코 출신의 미성년 여성을 자신의 별장에 수차례 불러 밤샘파티를 즐겼다는 지난주 언론 보도는 수습하기 힘든 결정타가 됐다.
신임투표는 의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마치는 다음달 중순께 치러질 전망이다. 총리 신임이 부결될 경우,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한 뒤 애초 예정(2013년)보다 2년이나 앞당겨 내년 3월께 조기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베를루스코니는 14일 자신이 이끄는 자유국민당(PDL)이 과반인 상원을 빼고 하원만 조기총선을 치르자고 주장했지만, 이탈리아 헌법학자들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탈리아 언론은 베를루스코니의 신임투표 통과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안사>통신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번 신임투표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고 보도했다.
중립 성향의 이탈리아 최대 일간 <코리에레 델라세라>도 이날 “의회 다수파와 연립정부뿐 아니라 고립무원의 남자도 종말로 치닫고 있다”며 내각 붕괴를 기정사실화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신임투표를 제안한 지난 13일 지지자들에게 “신문을 보지 말라, 내겐 60%의 지지표가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지난주 국영 아르에이아이(RAI) 방송의 여론조사를 보면, 지금 총선을 치를 경우 집권 자유국민당과 북부동맹의 득표율은 40%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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