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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스페인, 팔레스타인 독립국 공인 추진

등록 2010-02-21 22:16수정 2010-02-22 07:15

“평화협상 상관없이 18개월 이내”…이스라엘 반발
프랑스와 스페인이 18개월 이내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공인을 추진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끈다.

 프랑스의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은 20일 발간된 프랑스 주간 <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국경이 확정되기 이전이라도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쿠슈네르 장관은 “2011년 중반까지 정치협상을 통해 이스라엘의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차지한 영토에 대한) 점령상태가 종식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이 점령을 포기하도록 팔레스타인 국가 기반과 제도를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도 21일 “쿠슈네르 장관과 유럽연합(EU)의 순번 의장국인 스페인의 미겔 앙헬 모라티노스 장관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이 마무리되기 전이라도 18개월 이내에 유럽연합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외무장관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국가 출범을 선포하면 유럽의 주요 신문에 유럽연합이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문 게재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에서 협상에 상관없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공인하겠다는 발언은 처음이다. 더욱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21일 프랑스를 방문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회담하기 직전 시점에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최근 아바스 수반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그는 지난해 11월 남미를 순방한 데 이어, 올해 초 러시아와 터키를 방문했으며, 최근엔 한국·일본·인도 등을 순방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살람 파야드 팔레스타인 총리가 “2년 내 독립국가 건설”을 공언한 이래, 팔레스타인의 파타당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표결을 통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중동평화협상은 2008년 12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래 14개월째 교착상태다.

 이스라엘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의 고위 관리는 21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분쟁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인정하는 것은 불길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며, 향후 어떠한 협상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의 구상이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본 해결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홍미정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은 “영토 확정이 없는 팔레스타인 국가 공인은 무의미할 뿐 아니라, 부패무능 정권인 아바스 정부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파타-하마스 내분을 고착화하는 재앙”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유달승 한국외대 교수(중동 정치)는 “최근 아바스의 행보는 올해 치러질 대선과 총선을 의식한 것일 수 있으며, 팔레스타인 국가 공인의 가장 큰 수혜자는 아바스가 이끄는 파타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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