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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유럽, “연금재정 바닥날라” 정년연장 바람

등록 2010-02-03 20:53

유럽 각국 정년연장 현황
유럽 각국 정년연장 현황
스페인·핀란드·독일 등 추진
고령사회 대응책 떠올라
“실업률 높으면 맞지않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출산율 저하 등으로 고령사회에 놓인 유럽 국가들이 정년을 연장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페인의 사회당 정부는 지난달 29일 2013년부터 은퇴 정년을 65살에서 67살로 늦추기로 하고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현재 스페인에서 법적 정년은 65살이지만 실제 평균정년은 63살로 조사되어 있다.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정년 연장은 유럽연합이 권고하는 정책과 다른 회원국들의 개혁조처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2020년이나 2025년의 스페인 정부는 사회보장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스페인 국가통계연구소는 이번주 공개한 보고서에서 “2049년이 되면 64살 이상 인구 비율이 32%로 노동인구 비율과 똑같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이에 못지않게 심각한 실업률이다. 지난해 4분기 18.8%의 실업률을 기록한 스페인은 2일 “올해 실업률이 20%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전체 유럽연합 회원국 평균의 갑절에 달한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주요 전국노조들은 “실업률이 높은 스페인 실정엔 맞지 않는다”며 “의회가 이 법안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자단체 쪽은 정년을 오히려 70살까지 올려야 한다며 지지 의견을 밝혔다.

스페인 외에도 유럽 각국은 노동력 감소에 따른 연금지급 비용의 폭발적인 증가를 막기 위해 정년을 얼마나 연장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핀란드는 강제퇴직 연령을 68살로 올렸고, 독일은 몇년을 끈 논란 끝에 2012~2019년 공공연금 대상자의 은퇴 연령을 67살로 연장하기로 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이미 시작됐다. 영국도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조정해 2024~2026년 68살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헝가리는 올해 정년을 57살에서 62살로 상향 조정했다.

유럽연합 회원국들 사이에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직장 정년은 65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7년 유럽연합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는 고용개선과 같은 사회정책을 위해 65살 강제퇴직 조처는 합법적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정년 연장은 고령사회로 바뀌면서 사회보장제도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유럽 국가들의 고민을 반영한 것이다. 영국의 평등인권위원회는 지난달 계속 일하길 원하는 고령자들을 차별하는 65살 은퇴법을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정년을 18개월 연장하면 영국 전체적으로 150억파운드의 경제적 이득이 발생한다”며 국가연금 수령 연령을 올리기보다는 고령자들에게 유연하게 노동시간을 연장해주는 등의 법안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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