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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폴란드-러시아 ‘과거사 공방’

등록 2009-09-02 20:21수정 2009-09-02 20:21

폴란드 그단스크의 베스테르플라테 군기지에서 1일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70주년 기념식에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이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맨왼쪽),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에서 두번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왼족에서 세번째)가 앉아있는 귀빈석을 지나 연단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그단스크(폴란드)/AP 연합
폴란드 그단스크의 베스테르플라테 군기지에서 1일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70주년 기념식에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이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맨왼쪽),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에서 두번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왼족에서 세번째)가 앉아있는 귀빈석을 지나 연단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그단스크(폴란드)/AP 연합
2차 세계대전 발발 70주년 기념식





카친스키 대통령

“독·소 불가침조약, 폴란드에 칼 꽂아”

푸틴 총리

“잘못 인정하지만 전쟁 직접원인 아냐”

나치독일의 군함이 폴란드 그단스크의 베스테르플라테 군기지에 포격을 가함으로써 시작된 2차대전 발발 70주년 기념식이 1일 그단스크의 현지에서 폴란드와 독일,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유럽 20개국 정상과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됐다.

정상들은 전쟁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20세기 최악의 전쟁이 가져다 준 교훈을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올해의 엄숙한 기념식은 예년과는 달랐다. 거듭 사과해온 독일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언이 아니라, 러시아의 전쟁 동안 그리고 전후 역할을 둘러싼 과거 동유럽의 소련 위성국들과 러시아간의 역사논쟁이 처음으로 초점으로 부상했다.


폴란드와 러시아간 갈등의 핵심은 1939년 독소불가침조약과 1941년 소련군에 의해 자행된 카틴숲 학살사건이다. 나치독일의 폴란드 침공 1주일 전인 8월23일 체결된 독소불가침조약에서 스탈린과 히틀러는 폴란드의 분할과 발트 3국 및 루마니아 일부 지역에 대한 소련의 합병에 합의했다. 소련군은 독일침공 16일 뒤 폴란드에 침공했다. 2만6천명의 폴란드 군인과 지식인들이 학살된 카틴숲 사건에 대해 러시아는 59년간 부인하면서 독일에 책임을 전가해 왔다.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독소불가침조약은 유럽을 분할했고 이는 소련이 등 뒤에서 폴란드에 칼을 꼽는 행위와 마찬가지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카틴숲 학살과 관련해 “이건 복수였고, (러시아) 쇼비니즘이었다”며 “폴란드는 역사의 진실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폴란드 땅에서 전사한 러시아 군인들에 대해 “그들은 해방을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자유를 가져다 준 것은 아니었다”며 추모의 뜻을 표하면서도 러시아가 폴란드와 유럽을 해방시켰다는 러시아쪽의 최근 주장을 반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독소불가침조약이 “비도덕적”이었다며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전쟁의 직접원인이었다는 시각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이 조약을 당시 서방이 히틀러에 대한 유화정책의 일환으로 취해진 1938년 영국·프랑스와 독일 간에 체결된 뮌헨 조약, 1938~1939년 독일의 체코 합병 및 분할, 1934년 독일-폴란드 불가침 조약 등 일련의 조약들과 같은 선상에 놓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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