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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노르웨이 플러스 성장 비결은…

등록 2009-05-14 21:56수정 2009-05-14 22:28

복지확대 등 정부 역할 강화
“영특한 역주행 덕 눈부신 성과”
지난해 가을부터 전세계가 금융위기의 늪에 깊숙히 빠져들 때에도 노르웨이는 무풍지대였다. 오히려 플러스(+) 경제성장을 과시했다. 비결은 저축과 절제였다.

<뉴욕타임스>는 14일 “노르웨이가 영특한 역주행으로 제 갈길을 감으로써 경제위기에서 살아남았다”고 분석했다. “다른 나라들이 돈을 물쓰듯 할 때 노르웨이는 저축했고, 남들이 정부 역할 축소에 혈안일 때 노르웨이는 복지국가 체제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결과는 눈부셨다. 금융위기 핵폭풍이 거셌던 지난해 4분기 노르웨이는 국내총생산(GDP) 1.3% 성장으로 서방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로도 3%에 가까운 성장률, 전체예산의 11%에 이르는 재정흑자, 대외부채 제로(0)라는 짜릿함을 만끽했다. 미국의 올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의 12.9%, 국가부채 총액이 11조달러에 이르는 것과 뚜렷이 대조된다.

노르웨이는 세계 3위의 원유수출국이다. 지난해 고유가에 힘입어 원유수출로만 68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오일달러를 흥청망청 썼던 다른 산유국들과는 달랐다. 원유 수입은 고스란히 국부펀드로 적립돼 3000억 달러 규모로 키웠다. 이것은 금융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해 증시가 폭락할 때, 네덜란드 정부는 국내총생산의 23%에 해당하는 600억달러 어치의 주식을 국부펀드로 사들여 증시를 안정시킨 것이다. 지난해 10월 아이슬란드가 한때 주가가 76%까지 폭락하는 국가부도 위를 맞았을 때 가장 먼저 2억 유로의 긴급자금을 내준 나라도 나라도 노르웨이였다.

노르웨이는 넉넉한 외환 보유고에 더해, 은행권의 견실함에 힘입어 자국 크로네화의 가치도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 최대은행인 에이치에스비시(HSBC)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블룸은 지난 3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궁극적인 안전 통화는 노르웨이의 크로네”라며 “향후 18개월간 크로네가 지속적인 고평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르웨이 경영대학의 아르네 이작센은 “은행이 모기지 초과대출을 극도로 꺼리는 등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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