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경찰 1명 피살
평화협정 깨질까 우려
평화협정 깨질까 우려
9일 밤 북아일랜드의 주도인 벨파스트 인근의 구교도 밀집지역인 크레이개번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관 1명이 피살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앞서 7일 밤 벨파스트 인근 영국군 부대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군인 2명이 죽고 4명이 중상을 입은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아일랜드공화군(IRA)의 강경 분파인 ‘리얼 아이아르에이’와 ‘콘티뉴이티 아이아르에이’는 두 사건이 각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둘 다 북아일랜드에 대한 영국의 통치를 거부하고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추구하는 그룹이다. 어렵게 틀을 다져가고 있는 평화 체제가 신-구교도간 뿌리 깊은 갈등으로 다시 위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9일 벨파스트를 방문해 “(분쟁의) 정치적 해결 과정은 흔들리지 않고 흔들릴 수도 없을 것”이라며, 양쪽이 모든 폭력행위를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벨파스트 지역에서 영국 군인과 경찰이 공격받아 숨진 것은 1998년 평화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현지 반응은 매우 비판적이다. 구교도 정당인 신페인당의 존 오도드 의원은 “이건 평화에 대한 공격”이라며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과 차가운 머리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숀 우드워드 북아일랜드 자치장관도 “소수 범죄자들이 당장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들로부터 평화로 가는 과정을 빼앗을 능력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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