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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마르틴 오브리 ‘전통 좌파’ 기치로 루아얄 눌러

등록 2008-11-23 21:17수정 2008-11-24 15:54

마르틴 오브리(58·사진)
마르틴 오브리(58·사진)
프랑스 사회당 새 대표 ‘마르틴 오브리’
35시간노동제 관철 주인공
2차투표서 42표차 역전승
루아얄 진영 재투표 요구

프랑스의 좌파 사회당을 대표할 새 얼굴로 마르틴 오브리(58·사진) 릴 시장이 선출됐다.

오브리 시장은 21일 치른 프랑스 사회당 대표 경선 결선투표에서 세골렌 루아얄(55) 전 대선 후보를 초박빙의 차이로 누르고 새 대표로 선출됐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오브리는 이날 프랑스 전국 3200여곳의 지부에서 진행된 결선투표에서 50.02%를 얻어 49.98%를 득표한 루아얄에 42표 차로 승리했다. 앞서 20일 진행된 1차 투표에서 1위를 한 루아얄(42.5%)이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2위인 오브리(34.7%)와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된 상황에서, 또다른 후보인 베누아 아몽(41) 유럽의회 의원이 오브리를 지지하면서 막판 대역전극이 벌어졌다.

프랑스 사회당 역사상 여성 대표가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통합의 주역인 자크 들로르의 딸이기도 한 오브리 새 대표는 대학 졸업 직후인 1974년 사회당에 합류해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1997~2001년 리오넬 조스팽 총리 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냈으며, 노동장관 사임 뒤엔 지방선거에 출마해 프랑스 북부 릴의 시장에 두 차례나 당선되는 등 행정 능력을 인정받아 대선 후보군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특히 그는 노동장관 재임 시절 주당 노동시간을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단축한 ‘오브리법’을 관철시키며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약속했던 추가 고용효과 대신 경쟁력 저하와 노동 강도 증가, 실업률 상승이란 부작용이 나타나자 ‘실패한 실험의 설계자’란 비판도 받았다. 특히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직후 주 35시간 근무제를 ‘일하지 않는 프랑스 병’의 근원으로 지목해 사실상 폐지했다.

오브리는 이번 당 대표 선출로, 2012년 치러질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사회당의 대선후보로 출마해 사르코지 대통령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회당은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이후, 연속 세차례나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큰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사르코지의 우파 정부가 전통적 좌파의 정책까지 취하며 독주하자, 사회당 안에선 정치적 중도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인가, 전통적 좌파의 가치에 더 충실할 것인가를 놓고 논란이 계속돼 왔다. 오브리는 이번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중도 정당과의 제휴를 내세운 루아얄과는 달리, “전통적인 좌파의 가치에 뿌리를 둔 당 개혁”을 내세웠다.


대선도 중요하지만 당장 이번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분열을 극복하는 것이 오브리에겐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달리다 역전패를 당한 루아얄 후보 진영에선 재투표 실시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당내 이견을 수용해, 24일 당 전국위원회의 재심을 거쳐 25일 최종 경선 결과를 공표하기로 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르 피가로>는 “사회당이 둘로 나뉘었다”고 전했고, 중도좌파 <리베라시옹>은 사설을 통해 “분열된 당을 통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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