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 의존 42%, 줄여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는 청사진을 선보였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14일 유럽 가스 공급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가즈프롬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려는 야심찬 전략을 공개했다고 <가디언>등이 보도했다. 이 계획은 이날 열린 유럽연합-러시아 정상회담 직전에 발표됐다.
유럽연합의 ‘신 에너지 정책’은 장기 에너지 공급망 구축, 북해의 풍력발전과 지중해의 태양에너지 허브 설립, 에너지 효율성의 획기적 개선 등이 뼈대다. 대체 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역내에 공급하는 전력망 개편 프로젝트에는 2030년까지 약 1조2천억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초점은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에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을 유럽권의 에너지 수송망에 연결시키고 △ ‘남부 가스 수송로’를 확보하는 것 등 2가지가 최우선 순위라고 집행위 관리들은 밝혔다. 특히 남부 수송로는 카스피해 연안의 가스를 세계 1, 2위 가스 생산국인 러시아와 이란을 통하지 않고 유럽으로 직송하는 방안으로, 가스의 안정적 공급과 ‘에너지 안보’라는 정치적 포석도 깔려있다.
유럽연합은 2013년부터 카스피해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아제르바이잔-터키-발칸-오스트리아로 이어지는 새 파이프라인으로 들여오기 위한 민간기업 컨소시엄을 내년까지 구성할 계획이다.
유럽연합은 현재 전체 가스 수입량의 42%, 원유 수입량의 3분의 1, 석탄 수입량의 4분의 1을 러시아에서 들여오고 있다. 유럽연합집행위는 유럽 가스 수요의 수입 의존도가 현재 61%에서 2030년에는 84%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러시아와 서방, 특히 유럽연합은 지난 8월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전쟁 이후 관계가 악화돼 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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