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준비체제 가동
독일의 중도좌파 정당인 사민당(SPD)이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을 총리 후보로 공식 선출하고, 내년 총선 준비 체제를 본격 가동했다. 특히 사민당은 금융위기를 극복할 대안 정당임을 내세우며, 중도우파 기민당(CDU) 출신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와의 일전을 예고했다.
사민당은 18일 특별 전당대회를 열어 95%의 압도적인 지지율(찬성 469, 반대 15, 기권 9표)로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을 내년 총선의 당 총리 후보로 공식 선출했다고 <도이체벨레> 방송이 보도했다. 또 사민당은 이날 지난 2년 동안 당을 이끌어왔던 쿠르트 벡 당수의 후임으로 프란츠 뮌터페링 전 부총리 겸 노동장관을 선출했다.
최근 내부 노선 다툼과 정책 혼선으로 지지율 저하를 보여왔던 사민당은 전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를 계기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이날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과 함께 시작된 철저한 시장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쿵 소리와 함께 무너지졌다”며 “현재의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은 사민당으로,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새벽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민당이 최근 금융 위기 이후 사회적으로 책임성 있는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줄곧 시장에 대한 규제에 반대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5천억유로의 구제금융안 외에도 경기 부양과 직업 안정성 높이기를 위한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건물 건설과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 지원, 자동차 업계 지원을 위한 자동차세 변화 등을 담고 있다고 <블룸버그 뉴스>는 전했다.
여론조사 기관 인프라테스트-디맵이 지난 16일 실시한 조사에선, 금융위기 이후인 9월 중반 이후 사민당은 25%의 지지를 받아 기민당·기사당(35%)에 여전히 10%포인트 가량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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