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군현대화 지원…미-동유럽 연대 견제
그루지야 전쟁 이후, 중남미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가 니카라과의 군 현대화에 나선다.
마나과(니카라과 수도) 주재 이고르 콘드라셰프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가 니카라과 정부군의 노후된 무기와 장비를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콘드라셰프 대사는 또 석유탐사와 도로·교량 건설 등 양국이 함께 추진할 사업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러시아 전문가들이 다음달께 니카라과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니카라과는 1980년대 산디니스타 좌파 정부가 미국의 지원을 받는 반군과 싸우던 당시, 옛 소련으로부터 무기와 군사 장비 대부분을 들여왔다. 최근 들어 니카라과 군은 새로운 헬기와 군함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러시아는 이번 군 현대화에 금전적 대가를 받을 것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그루지야 전쟁 때 가장 먼저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독립을 승인해준 데 대한 ‘선물’로 무기 등을 무상 교체해 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는 그루지야 전쟁 이후, 중남미 국가들과의 외교·군사·경제적 유대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이 폴란드·체코 등 러시아의 ‘앞마당’인 동유럽 국가들에 미사일방어(MD) 기지를 구축하고, 그루지야에 군함을 파견한 데 대한 ‘맞대응’인 셈이다. 러시아는 지난 22일엔 대표적 반미국가인 베네수엘라와 함께 해군 합동 군사훈련을 하기 위해 냉전종식 이후 처음으로 카리브해에 4척의 군함을 보냈으며, 미 남부 플로리다와 고작 144㎞떨어진 쿠바의 루르데스 레이더 기지를 복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다른 남미의 반미국가 볼리비아와는 가스전 탐사·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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