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명 사망에 철군론 확산
“전쟁목적 뭐냐” 좌·우파 비판
“전쟁목적 뭐냐” 좌·우파 비판
프랑스가 ‘아프간 추가 파병’ 문제를 놓고 들끓고 있다.
지난 18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인근에서 탈레반의 매복 공격으로 자국 병사 10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자, 당장 아프간 철군론이 확산되고,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21일 전했다. 지난 4월 사르코지 대통령이 800명을 추가파병하기로 했던 결정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사태 보고를 받자마자 19일 아프간 현지로 날아가 “조국이 그대들 곁에 있다”며 파병부대를 위로할 정도로 다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숨진) 동료들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고개를 치켜들고 프로답게 임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사르코지의 ‘아프간 주둔 지속 방침’은 프랑스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좌·우파를 막론하고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는 19일 아프간 파병의 ‘성격’ 규명을 위해 의회 외교국방위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아프간 전쟁의 목적이 뭔지, 그 목적을 위해 얼마나 많은 병력이 필요한지 ”등을 따져물었다. 공산당은 재차 아프간 철군을 요구했고, 녹색당도 “프랑스는 이런 모험을 단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장 마리 르펜 당수조차 “(이번 희생자들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벌이는 끝없는 전쟁에서 죽었다”며 “우리 군인들이 ‘엉클 샘’(미국)을 위해 목숨을 잃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는 현재 아프간에 2600여명을 파병하고 있다.
<비비시>(BBC) 방송은 20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들도 아프간 전쟁을 지지한다고 믿는 것처럼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4월 추가파병 결정 당시 프랑스 국민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분의 2가 “이 전쟁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대답했다. 2005년 이라크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됐다 풀려났던 <리베라시옹>의 여기자 플로랑스 오베나는 “아프간 파병이 폭력을 몰아내는지 아니면 오히려 폭력을 유발하는지 우리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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