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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브라운 총리 지지율 15%…위기의 영국 노동당

등록 2008-08-01 18:49수정 2008-08-01 20:52

흔들리는 노동당
흔들리는 노동당
경기악화로 국민들 등돌려…역대 최저 수치
외무장관 차기 총리 노림수에 내분 조짐도
영국 노동당이 집권 11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유가브’의 조사 결과, 영국 국민 7명 중 1명만이 고든 브라운 총리가 ‘총리직에 적합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텔레그래프>가 1일 보도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기 없는 브라운 총리를 대신해 다른 사람이 나선다고 해도 노동당이 2010년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브라운 총리의 지지율 15%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1995년 보수당의 존 메이저 전 총리가 지방선거에서 25% 득표율로 참패하고, 이어 2년 뒤 토니 블레어에게 총리직을 내줄 때와 비슷하다. 노동당에서는 1997년 이후 10년 이상 지속된 ‘신노동당’ 시대가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블레어 내각에서 10년 동안 최장수 재무장관을 지내며, ‘준비된 총리’의 이미지를 닦았던 브라운을 ‘20세기 이후 최악의 총리’로 내몬 원인은, 공교롭게도 그의 전문 분야인 ‘경제’다. 취임 이후 △모기지 은행 노던록의 파산 위기 △고유가로 인한 노동자 파업 △주택경기 침체 △물가 상승 등이 겹치면서 유권자들은 브라운에게 등을 돌렸다.

노동당은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24%의 득표율로 보수당(44%), 자유민주당(25%)에 이어 제 3당으로 전락했다. 노동당의 오랜 텃밭인 체셔 선거구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이스트의 보궐선거에서도 보수당에 판판이 깨졌다.

노동당 안에선 총리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불거져 나온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데이비드 밀리밴드 외무장관. 그는 최근 <가디언>에 “시대가 철저한 변화를 요구한다”는 글을 기고해, 다음 총선에서 패하지 않으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총리의 퇴임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는 그의 변명에도, 밀리밴드가 차기 총리직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밀리밴드의 행보에 노동당은 삽시간에 논란에 휩싸였다. 밀리밴드의 발언을 지지하면서 브라운의 총리직 수행에 의심을 품는 이들과, 당을 흔드는 행위라는 목소리들이 엇갈렸다. 제럴린 스미스 의원은 “충성심 없는 관리”라며, 브라운에게 밀리밴드의 장관직 해임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당내 분란은 심화됐다. 지난달 30일 <인디펜던트>는 “내분에 빠진 노동당”이란 제목으로 이런 상황을 전했다.

문제는 총리 교체가 당내 분란의 씨앗까지 됐지만, 차기 총선 승리의 대안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가브 조사에서 응답자 50%는 브라운 총리가 교체되더라도 노동당에 큰 변화가 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밀리밴드를 비롯해 잭 스트로 법무장관, 앨런 존슨 보건부장관, 에드 볼스 아동·학교·가정부 장관 등 거론되는 차기 총리 후보 중 누가 나서도 보수당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여론이 높았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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