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친구·홈페이지까지…전설 안무너져”
최근 체포된 ‘1급 전범’ 라도반 카라지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의 대담한 ‘위장 생활’이 지지자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4일 전했다.
카라지치가 위장 생활을 하는 동안 자주 찾았다는 술집 ‘매드하우스’의 주인은 “그는 항상 자신의 전성기 때 사진이 걸려있는 벽 밑의 탁자에 앉아서 술을 마셨고 우리는 그가 카라지치인지도 모르고 그에 대한 노래를 부르곤 했다”며 “그가 단골이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카라지치는 자신의 가명을 딴 ‘다비치’라는 이름의 홈페이지를 만들고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고용하기도 했다. 카라지치의 집에도 찾아갔던 개발자는 “집이 무슨 종교 은신처 같아서 조금 무서웠다”며 “탁자에는 농구팀 티셔츠를 입은 소년 4명의 사진이 있었는데 미국에 사는 그의 손자들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라지치가 ‘밀라’라는 애인을 언급했다며 밀라가 비밀 생활의 전말을 알 것이라고 전했다. <에이피> 통신은 아직 밀라의 소재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카라지치를 지지하는 우익 단체 오브라즈(존엄)은 성명서를 내 “세르비아의 적들이 카라지치의 전설을 부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우리는 모두 카라지치다”라고 말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3일 독일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따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군사령관이었던 라트코 믈라디치의 밀고로 카라지치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