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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시아 ‘에너지 남하정책’ 다목적 포석

등록 2008-07-15 21:18

중동 주요국 원유 매장량
중동 주요국 원유 매장량
중동·아프리카와 잇단 군사·석유개발 협정
중국·미국·유럽 영향력 확대 견제 등 겨냥
부동항을 찾아나서던 러시아의 전통적인 남하정책이 진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중동 및 아프리카 산유국들과의 에너지 협력을 발판 삼아 적극적인 남하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활발한 자원외교를 벌이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중동에선 미국과 유럽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지정학적 요충지도 확보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중동의 대표적 친미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증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14일 사우디의 국가안보회의 의장인 반다르 빈 술탄 왕자와 회담을 갖고 군사협력조약을 맺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도 “푸틴 총리가 ‘양국 관계가 발전하고 있으며, 우호 관계를 고려할 때 앞으로도 좋은 전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국관계는 2003년 러시아로부터 분리독립운동을 벌이던 체첸 반군에 자금을 지원한 무슬림 자선그룹을 사우디 정부가 묵인해주었다는 이유로 급속히 냉각됐었다.

러시아 최대 국영에너지회사인 가즈프롬은 13일 이란 국영석유회사와 원유 및 가스의 개발, 정제, 수송까지 총괄적인 개발협력 협정을 맺었다. 이번 합의는 프랑스 석유기업 토털이 이란에 대한 가스 투자를 도중에 그만 둔 뒤 나온 것이다. 러시아는 특히 카스피해에서 이란을 관통해 아라비아해로 나가는 송유관과, 이란의 가스를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운송하는 가스관 건설 방안을 집중논의했다고 이란 <사나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아프리카 3위 산유국인 리비아와도 에너지협력 강화에 나섰다. 러시아 최대의 국영 에너지회사인 가즈프롬의 최고경영자인 알렉세이 밀러가 지난 9일 리비아를 방문해 무아마르 카다피 원수에게 리비아가 수출하는 원유와 가스의 전량 매입을 제안했다고 <블룸버그뉴스>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리비아 쪽은 “좋은 가격에 수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러시아의 이런 시도는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통제력이 더욱 커지는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세계 2위의 산유국이자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생산국이기도 하다. 에너지자원 부국인 러시아가 중동 및 아프리카 산유국들과 밀착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원유 확보보다는 국제정치의 역학관계를 고려한 전략적 정책인 셈이다. 나아가 최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도 러시아의 이익에 부합한다. ‘오일머니’ 특수를 한껏 누리기 위해선 중동 산유국들과 보조를 맞출 필요성도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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