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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닭 비정상적 살찌우기’ 금지운동 성과

등록 2008-06-13 20:08

영국 요리사, 8만 파운드 모금 성공
‘공장식’ 사육 시스템이 불러온 재앙을 먼저 겪은 서구의 동물권 회복 운동은 닭 사육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다. 식육제품 가운데 닭이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육식 국가인 미국에서 매년 식용으로 도축되는 동물 100억마리의 95%가 가금류이고, 그 상당수가 닭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1일 영국 최대 소매점 테스코의 공장식 닭고기 생산 정책에 맞선 한 요리사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명 요리사 휴 핀리-휘팅스톨은 테스코의 닭 사육 방식을 바꾸기 위한 모금 활동을 벌여, 이틀 만에 8만6천파운드(약 1억7300만원) 이상을 모았다. 그의 요구는 닭에 최소한의 생존 요건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볕도 들지 않는 조그만 닭장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살을 찌우는 바람에 관절염과 심장병 등 각종 질병을 안기는 잔인한 방식을 근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테스코는 주주총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키지 않는 한 그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고 못박았다. 대주주도 아닌 요리사 한명이 주주들을 규합해 주총 안건 가결이라는 높은 문턱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니 잠자코 있으라는 얘기였다. 주주 26만9천명에게 관련 자료를 발송하는 데만 7만5천파운드가 든다.

하지만 이 요리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동물복지단체 ‘세계 영농에 대한 연민’(CIWF)과 함께 모금에 나선 지 이틀 만에 보란 듯이 발송 비용 이상을 거둔 것이다. 필립 림베리 CIWF 대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다니 정말 멋진 일”이라고 감격했다.

세계적으로 200만명이 넘는 회원과 후원자를 둔 ‘동물을 윤리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PETA)은 유명 닭고기 체인 케이에프시(KFC)를 흉내낸 ‘켄터키 프라이드 크루얼티’(잔인한 켄터키치킨)라는 이름의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다. 해마다 약 10억마리의 닭을 튀겨 파는 케이에프시가 닭들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목을 따고 열탕에 넣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문제삼으며 닭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촉구했다.

5년째 이어오고 있는 이 운동은 지난 3일 캐나다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캐나다 케이에프시는 이날 닭 사육 환경을 개선하고, 산소 제거 방식으로 닭들을 안락사시킬 것을 사육업자들에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피타는 곧바로 불매운동 중단으로 화답했다. 주요 음식체인에서 이런 약속을 한 것은 처음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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