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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시아 ‘쌍두체제’ 출범…권력분점 성공할까

등록 2008-05-06 22:11

푸틴 총리, 당 장악…메드베데프 대통령 권력 한계
경제·외교 정책 계승속 MD 둘러싼 갈등 해소 ‘숙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앞장서고,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뒤를 봐주는 러시아 새 정부가 7일 출범한다.

푸틴은 8년 만에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고, 메드베데프가 뒤를 잇는다. 대통령이 총리와 집권당 의장으로 말을 갈아타, 퇴임 뒤에도 권력 실세로 머무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후계자’ 대통령과 ‘실세’ 총리의 권력분점 실험이 성공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메드베데프가 대통령으로서 권력을 행사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푸틴은 퇴임 직전까지 80%대의 국민적 지지를 받는 등 대중적 인기에서 메드베데프를 압도한다. 메드베데프는 오랜 세월 푸틴의 그림자로 지냈다. 총리 위상을 높인 법률안이 통과된 점도 그의 운신의 폭을 좁힌다.

<로이터>통신은 4일 푸틴이 집권 통합러시아당을 통해 중앙은 물론 지방의회까지 장악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대통령 탄핵이라는 ‘카드’ 로 메드베데프를 견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메드베데프의 ‘반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러시아 정치기술연구소의 그리고리 도브로멜로프는 “중요한 일부 문제를 놓고 푸틴과 메드베데프가 근본적 차이를 드러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크레믈 관계자의 말을 따, 러시아가 관료사회인 만큼 메드베데프 대통령 체제가 자리잡게 되면, 관료들이 그를 새로운 권력자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모스크바 카네기센터의 릴리아 솁초바는 메드베데프가 취임 초 자신의 사람을 얼마나 요직에 앉힐 수 있을 것인지를 비롯해, 서방과의 관계 재정립이나 과거와의 단절 여부가 크레믈 권력 향방을 가늠케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장 두 사람은 마찰의 여지가 별로 없다. 메드베데프는 대통령 선거 때부터 줄곧 “푸틴 대통령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효과적이고 검증된 체제를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며 푸틴 노선 계승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2월 러시아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2020플랜’ 등 중장기 경제계획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산업 육성을 통한 산업구조 다변화 △에너지 공급·수송 기반시설 확충 △2025년까지 모스크바를 금융도시로 육성 △상트페테르부르크를 2015년까지 산업중심지로 탈바꿈 등을 뼈대로 하는 이 계획은 푸틴의 구상이다.

메드베데프의 가장 큰 숙제는 지난해 12%까지 치솟은 물가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최근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 등을 둘러싼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의 갈등 해소도 그의 지도력을 판단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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