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뉴캐슬대, 소 난자에 인간 DNA…종교계 반발
소의 난자에 인간의 디엔에이(DNA)를 삽입한 이종배아가 영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영국 뉴캐슬대학의 연구팀이 암소의 난자에서 유전 물질을 제거한 뒤 인간의 피부세포에서 추출한 디엔에이를 주입해 이종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존 번 박사는 이번에 생성된 이종배아가 3일 동안 생존했지만 “기초 데이터가 보여주는 전망이 밝다”며 “배아가 6일 동안 살 경우, 줄기세포 추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난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종배아를 만드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당뇨병에서 뇌졸중에 이르는 다양한 질병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 치료법을 찾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결과가 영국 노동당 정부가 입법 추진 중인 ‘인간 수정 및 배아에 관한 법안’을 둘러싸고 가톨릭 각료들의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발표돼 이종교배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이 법안의 하원 상정을 예고하자, 데스 브라운 국방부 장관 등 세 명이 종교적 이유를 들어 반기를 든 바 있다. 이종배아 연구를 ‘괴물’을 만드는 ‘프랑켄슈타인의 실험’이라면서 강력히 비판하는 종교계와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에 브라운 총리는 의원들의 자유투표권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영국에서는 이종배아를 치료를 위한 순수 의료 연구목적으로만 만들 수 있으며, 14일 이전에 폐기처분해야 한다. 또 인간의 자궁에 주입하는 것도 법으로 금지돼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