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경전 코란을 비판한 영화 <피트나>가 게시된 인터넷 웹사이트의 모습.
이슬람권 동요…‘격렬시위 부를라’ 유럽은 긴장
네덜란드 극우파 정치인이 반이슬람 영화를 인터넷에 올려, ‘무함마드 만평’ 사태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비시>(BBC) 방송은 27일 극우성향의 자유당을 이끌고 있는 헤이르트 빌더스 의원이 이슬람 경전 코란을 비판하는 영화 <피트나>(‘고난’을 뜻하는 아랍어)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9·11테러와 영국 지하철 폭탄테러 등이 담긴 15분짜리 영화에서, 빌더스 의원은 코란이 “사람들에게 폭력을 선동하는 파시스트 서적”이라고 비판하고 “이슬람화를 막고 자유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반이슬람 언행으로 살해 위협이 잇따라, 경찰의 24시간 밀착경호를 받고 있다.
이 영화가 인터넷에 오르자,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2년 전,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모하메트)를 테러범으로 묘사한 덴마크 만평처럼 이슬람권의 격렬한 시위를 불러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 파키스탄·이란·아프가니스탄 정부가 강력한 비판을 제기하는 등 이슬람권은 동요하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 주둔 네덜란드 병사들에 대한 공격 강화를 경고했다.
얀 페터르 발케넨더 네덜란드 총리는 “이 영화가 이슬람을 폭력과 등치시키는 오류를 범했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이슬람권의 자제를 당부했다. 독일 <슈피겔>은 빌더스의 영화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극우파, 반이슬람 행동가 등 극단주의 세력만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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