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로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경제력 악화로 우파 지지 선회
이탈리아 총리 탈환 가능성 커
이탈리아 총리 탈환 가능성 커
대표적인 부패 정치인 중의 하나로 뽑히는 실비로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끈길진 정치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 대한 이탈리아 젊은이들의 비관이라는 정치토양이 그 기반이다.
미디어 재벌 동맹인 인민자유당 후보로 나선 베를루스코니는 3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4월13~14일)의 지지율 조사에서 라이벌인 중도좌파 민주당의 발터 벨트로니 총재를 7%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25일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3선 총리가 된다. 부패한 미디어 재벌인 베를루스코니의 끈질긴 정치생명력의 토양은 이탈리아 사회의 전반적 침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탈리아 <라리퍼블리카>의 지난 주말 여론조사를 보면, 18~29살 응답자의 58%가 ‘청년층의 사회적 지위가 더 열악해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2년 전 조사에선 같은 응답이 43%였다. 또 “모든 게 더 나빠지고 있다”는 응답은 49%에서 63%로 늘었다. 여론조사원 일보 디아만티는 “1990년대에는 젊은 유권자들의 표가 뚜렷하게 좌파로 쏠렸으나, 오늘날에는 투표 당일 저녁에 (이들의 표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것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노동조합이라는 확실한 보호막이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일수록 베를루스코니 식의 ‘기업문화’에 더 공감하게 되는 것으로 <인디펜던스>는 분석했다.
1994년 전진이탈리아당을 창당한 베를루스코니는 그해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에 취임했으나, 5개월만에 부패 혐의로 낙마한 뒤 2001년 총선에서 ‘경제 기적’의 재현을 약속하며 압승을 거둬 재집권했다. 그는 잦은 정권교체로 유명한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2차 대전 이후 5년 임기를 꽉 채운 총리를 지냈다. 그는 임기 내내 부정부패 논란에 시달리다 2006년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경제학자 로마노 프로디에게 근소한 표차로 총리직을 내줬으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연정 구성도 거부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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