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클라크
영화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원작자로 유명한 영국 출신 과학소설(SF)가 아서 클라크(91·사진)가 19일 세상을 떠났다.
클라크는 이날 새벽 스리랑카 콜롬보에 있는 자택에서 심호흡기계 마비로 사망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그의 비서 발표를 통해 전했다. 그는 1960년부터 후소아마비 증후군을 앓아왔으며, 최근 몇 년 동안 휠체어에 의지할 만큼 건강이 악화됐다.
17년 영국 서머셋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소설가이자 미래학자, 우주전문가, 스쿠버다이버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였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공군에 자원 입대해 레이더 비밀 개발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40년대에 이미 인류가 2000년께까지 달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69년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딛었을 때 “우리를 달로 이끈 필수적인 지적 동기를 제공했다”며 그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또 45년 <와이어리스월드>지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인공위성을 위용한 통신 개념을 묘사하며, 지구의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를 갖는 정지궤도 위성까지 창안해냈다. 이 공로로 지상 3만6천㎞ 높이의 지구궤도를 ‘클라크 궤도’로 부르고 있다. 이밖에도 그는 사람들을 지구 밖으로 이동시킬 우주 엘리베이터도 생각해냈다.
클라크는 미래를 예견하는 공상과학 소설 등 100여편의 작품을 남겨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과 함께 에스에프 3대 거장으로 꼽힌다. 그의 작품 중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영화화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불후의 명작으로 꼽힌다. 주요 작품으로는 <우주의 섬들> <도시와 별> <화성의 모래> 등이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12월, 90번째자 마지막이 된 생일날 그가 △외계인 이티(ET)의 방문 △인류의 석유사용 습관 타파 △스리랑카의 평화 등 세가지 소원을 빌었다고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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