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에 계획안 제출 요구
환경단체 “생태 교란 우려”
환경단체 “생태 교란 우려”
네덜란드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이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네덜란드 해양 전문가들은 셰브닝겐에 모여 북해에 자국의 국화 ‘튤립’을 본 뜬 거대한 인공섬을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 보도했다. 앞서 얀 페터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인공섬이 축조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기업들에게 인공섬 건설 계획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는 인공섬을 조성해 방파제로 사용하는 동시에, 스포츠 시설과 주택지, 농지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인공섬 축조는 1980년대부터 논의되기 시작했으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혁신위원회의 한스 데 뵈르 위원은 “개간에 드는 비용이 낮아졌고, 땅 값은 높아진 지금이 인공섬을 건설할 적기”라고 말했다.
갑작스런 수위 변화를 체크할 홍수 방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아이비엠(IBM)은 데이터와 예측 모델을 이용하는 수량조절 센터를 설치해 조기 홍수 경보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전 국토의 1/4 가량이 해수면 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이름 조차 ‘낮은 땅의 나라’일 정도다. 특히 1953년 북해에서 발생한 초대형 태풍으로 해안방조 시설이 초토화되고 1800명이 사망한 뒤, 해안보호 대책은 네덜란드 정가의 최대 현안이 돼왔다.
인공섬 건설계획에 대해 환경 단체들은 해운과 어업, 철새 이동을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민간단체 북해재단의 관계자는 “북해는 무슨 짓을 해도 되는 황무지가 아니며, 세계적으로 비옥한 연안 지대를 가진 곳”이라며 인공섬이 “동물 생태계에 큰 해를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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