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전 제단에 바쳐
“어린이 심장을 먹었다!”
라이베리아 내전 당시 반군 지도자였던 조슈아 밀턴 블라히(37)가 전투의 승리를 기원하며 사람을 제물로 바치고 인육을 먹은 사실을 고백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블라히는 <비비시> 인터뷰에서 “성직자이자 전사로서 전투를 하기 전에 인신공양을 해야 한다는 전통을 믿었다”며, (희생의식 때) “무고한 어린이를 죽인 뒤, 심장을 꺼내 나눠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내전 기간 이런 일이 있었다는 소문은 무성했지만, 반군 지도자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블라히는 15일 라이베리아 진실화해위원회에 출두해 자신의 부대가 내전 기간 2만명을 학살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전으로 라이베리아가 입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밝히고 용서를 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1살 때부터 크란족 족장이 된 블라히는, 1989년 한 군벌(찰스 테일러)이 크란족 출신의 사무엘 도 전 대통령에 맞서 반란을 일으키자 참전해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는 당시 나체로 적들에게 돌격하곤 해 ‘엉덩이 깐 장군’으로 불리기도 했다. 현재 그는 가나에서 복음주의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1989년부터 14년간 계속된 내전으로 라이베리아에서는 인구 3백만명 가운데 25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1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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