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0.5% 첫 돌파 ‘결혼 않고 낳기’ 더 늘듯
지난해 프랑스에서 태어난 아이 2명 가운데 1명은 비혼 커플의 자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국립통계청(INSEE)은 15일 “지난해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은 커플 사이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가 전체 출산의 50.5%에 달한다”고 발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비혼 커플의 출산이 전체 출산의 절반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프랑스의 신생아수는 81만5천명이었다. 통계청은 비혼 커플의 출산은 1965년 전체 출산의 5.9%에 그쳤지만, 이런 현상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혼 출산이 증가한 가장 큰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1999년 시행된 ‘시민연대협약’을 꼽는다. 시민연대협약은 결혼하지 않고 사는 모든 형태의 동거부부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해, 각종 법률이나 사회보장 측면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했다. 이 법의 시행으로 현재 35만명 이상의 프랑스 국민들이 혜택을 받게 됐다.
이와 함께 가족에 대한 인식 변화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혔다. 사회학자 아이린 테리는 <르파리지앵>과 한 인터뷰에서 “결혼이 아니라 자식이 가정을 만든다는 인식 변화가 갖고 온 필연적 결과”라고 밝혔다.
비혼 커플 출산율 증가에 힘입어 프랑스는 2년째 유럽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 지난해 프랑스의 출산율은 여성 1인당 1.98명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 평균 1.5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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