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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문자가 범인 잡네’

등록 2008-01-14 20:05

성범죄 시인 유도해 수사 활용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성범죄 수사가 확산되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 수사당국이 피해 여성의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성폭행 피의자 검거에 나설 예정이라고 14일 보도했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라는 식으로 피해 여성이 성범죄 행위를 간접적으로 거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피의자로부터 “미안해. 정신이 나갔나봐.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야”와 같은 답이 오면 범죄 사실을 인정한 진술에 해당된다. 일종의 함정수사다.

논란은 있지만, 성범죄 수사관들로서는 강력한 ‘무기’다. 결정적 자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범죄에선 많은 피해자와 피의자가 아는 사이인데다 서로 주장하는 내용이 달라 혐의 입증이 상당히 힘든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이 방법은 피의자에게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말하는 내용이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는 ‘미란다 원칙’을 건너뛰었다는 문제가 있다. 피의자 인권 보호의 관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영국 경찰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일단 시도해 보고 법원의 반응을 보겠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문자메시지나 전화를 이용한 성범죄자 검거는 캘리포니아 등 미국 일부 지역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자 친구의 딸을 성폭행한 한 남성이 이렇게 수집된 증거로 징역 6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피해 어린이가 전화로 ‘주변에 얘기하겠다’고 하자, “그러지 마. 사람들이 나를 죽일거야. 그랬으면 좋겠어?”라고 답했다가 덜미가 잡힌 것이다. 2005년 어린이 성추행 혐의를 받은 가수 마이클 잭슨에게도 이 방법을 이용하려다, 피해 어린이가 거절해 실패한 바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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