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럽 노동자 취업 막고 결혼이민자엔 영어시험
영국 정부가 비유럽 출신 미숙련 노동자들의 취업을 금지하고, 결혼 이민자들에겐 영어시험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재키 스미스 영국 내무장관은 5일 런던정경대학교(LSE) 연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이민 억제책을 100일 안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앞으로 영국 정부는 건설부문 등에 부족한 미숙련 인력을 불가리아나 루마니아 등 유럽연합(EU) 국가 출신들로만 채울 방침이다. 지난해 영국에 들어온 아시아·아프리카 등 비유럽 출신 미숙련 노동자는 1만2천명에 이른다.
스미스 장관은 또 ‘영국적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영국인과 결혼해 영국에 살기를 희망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기초적인 영어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30달 이상 실형을 산 이들에게는 시민권을 주지 않는 등 범죄자의 시민권 취득은 더욱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비시> 인터뷰에서 “이민 정책은 경제적인 측면 뿐 아니라 사회에 끼칠 광범위한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며 영국의 이익을 위해 이주자들을 통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방침은 영국 정부가 숙련 인력의 이주를 촉진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식 점수 이민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영국 정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학위와 자격증, 나이, 투자 금액 등에 따라 이민 희망자들에게 차등 점수를 부여할 방침이다. 영국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영국의 이민자는 59만1천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비유럽 출신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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